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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례헌



(민중의소리 / 김경환 / 2010-11-09)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 결정적 증거물로 내세운 ‘어뢰추진체’에서 가리비가 발견되면서 새로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블로거 ‘가을밤’이 처음 발견한 이 가리비는 어뢰추진체가 천안함 침몰과 관련이 없을 수 있다는 증거물로 인식되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국방부는 가리비의 존재가 알려지자마자 곧바로 가리비를 어뢰추진체에서 떼어내었고, 이에 대해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와 네티즌들은 ‘중요한 증거물을 훼손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 어뢰추진체 안에서 발견된 가리비 ⓒ블로거 ‘가을밤’

◆ 가리비는 어떻게 어뢰 안으로 들어갔을까? = 국방부는 어뢰추진체에서 떼어낸 가리비를 한국패류학회(회장 박영제)에 어떤 종류의 가리비인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 국방부가 패류학회에 제시한 것은 두 장의 사진으로 크기가 2.5cmX2.5cm 정도 되는 가리비 껍데기였다. 패류학회는 국방부가 제시한 이 사진을 토대로 문제의 가리비는 ‘비단가리비’라는 결론을 내렸다.

가리비의 종류가 문제가 된 것은 가리비 양식 관련업에 종사하는 A씨가 블로거 ‘가을밤’이 올린 사진 속 가리비가 ‘참가리비’라는 주장을 했기 때문이다. 참가리비는 동해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단가리비’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비단가리비는 동해뿐만 아니라 서해와 남해에서도 서식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A씨는 “사진 속에 족사의 흔적이 보이며 이는 플랑크톤 형태로 부유하던 참가리비가 어뢰추진체 안에서 착상하고 자라난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리비는 통상 1cm 정도 자라나면 스스로 족사를 떼내기 때문에 어뢰추진체 안에서 자랐다면 크기는 1cm 이하여야 한다는 게 패류학회의 설명이다. A씨는 ‘가을밤’이 찍은 사진 속 가리비의 크기가 0.7cm가량이라고 추정했지만 국방부가 패류학회에 의뢰한 사진 속 가리비는 원래 크기가 5~6cm 정도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방부 설명대로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의문은 남는다. 국방부는 ‘스크루 구멍은 어뢰 추진 시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뚫어놓은 것이며, 부서진 조개껍데기의 들어가 있는 상태가 느슨한 것으로 보아, 어뢰가 폭발 후 해저면에 있던 조개껍데기 조각이 조류 등의 영향으로 스크루 구멍 속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2.5cmX2.5cm 크기의 가리비가 어떻게 지름 2cm가량밖에 안 되는 좁은 구멍 안으로 들어가서 붙어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제시한 가리비 사진이 ‘가을밤’이 찍은 가리비와 다른 것이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런 의혹을 해소하려면 국방부가 가리비를 떼어낼 때 찍었다는 동영상을 공개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 어뢰추진체 안에서 발견된 가리비 ⓒ블로거 ‘가을밤’

◆ 가리비에 핀 ‘꽃’ 모양의 흡착물질은 어떻게? = 가리비 패각에 ‘꽃’ 모양으로 붙어 있던 흰색흡착물질을 두고서도 논란은 일고 있다.

국방부는 이 흡착물질에 대해 “폭발 후 조개껍데기와 흡착물이 동시에 구멍 속으로 들어가면서 붙을 수도 있고, 조개껍데기가 구멍에 들어간 이후 스크루 주변에 묻어 있는 다량의 흡착물이 조류 등의 영향으로 옮겨 붙을 수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리비에 붙어 있던 흡착물질에 대한 성분분석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럴 경우 ‘꽃’ 모양으로 흡착물질이 붙을 수 있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기계설계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블로거 ‘가을밤’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고상의 분말로서 해수 중에 분산된 폭발재는 물과 용액이 아니라 혼합물을 형성할 뿐”이라면서 “이런 혼합물이 별사탕 모양의 흡착물을 형성할 수 있을까요? 그저 단순한 덩어리만을 형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복수의 단계를 거치는 알루미늄산화물의 수산화물로의 변환속도보다는 생살에서 용출된 이온이 수산화물로서 침전되는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따라서 조개에 붙어 있던 별사탕은 Aluminized Explosive 폭발의 흔적이 아니라 어뢰의 구조재료 자체의 수중에서의 산화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는 얼마만 한 시간이 걸리느냐는 것”이라면서 “‘1번 어뢰’의 경우 철제부품과 전기-화학적 결합을 유지한 상태였기 때문에 알루미늄 쪽의 산화가 가속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지만 과연 두 달 만에 작은 별사탕 크기의 흡착물을 생성하는 것이 가능할까?”라고 반문했다.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언론검증위)도 “조개 끝 부분에 꽃이 피듯 생성되어 있는 백색 물질의 형태는 어뢰추진체를 뒤덮고 있는 백색 물질이 정부 주장대로 흡착물질이 아니라 침전 작용으로 생겨난 침전물임을 보여준다”면서 “백색 물질이 흡착물이라면 액체 상태로 조개를 감싸 듯 들러붙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국방부에서 패류학회에 보낸 조개껍데기 사진 두 장ⓒ한국패류학회

◆ 합조단은 왜 가리비를 발견 못 했을까? = 가리비를 둘러싼 논란 중의 하나는 수개월 동안 외국 전문가들까지 불러들여 천안함 침몰 사건을 조사했던 민군합동조사단은 정작 이 가리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원래 사건을 조사할 때 증거물에 대한 정밀감식은 필수적인 과정이다. 더구나 합조단 스스로 어뢰추진체를 ‘결정적 증거’로 내세웠으면서도 가리비의 존재를 몰랐다는 것은 증거에 대한 조사가 불충분했다는 반증이 된다.

실제 합조단이 어뢰추진체를 통해 설명하고자 한 것은 두 가지로, 어뢰설계도와 어뢰추진체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려는 것과 어뢰추진체 스크루 부분에 형성된 흰색흡착물질이 어뢰폭발에 따른 산화물이라는 것을 증명하려는 것뿐이었다. 굳이 덧붙이자면 어뢰추진체가 어떤 금속으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성분조사도 이뤄졌다.

합조단은 가리비가 발견된 뒤에도 전문가들을 입회해서 어뢰추진체에 붙어 있던 가리비에 대해 정밀히 조사하는 방식을 택하기보다 서둘러 가리비를 뗀 뒤 사진 두 장을 메일로 보낸 뒤 감정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입장자료에서도 “패류학회에 성분분석을 의뢰했다”는 터무니없는 발표를 했다. 폭발 이외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두 일축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합조단은 처음부터 천안함 사건을 폭발에 의한 침몰로 규정하고 그것에 따른 논리와 근거를 만드는 데 열중했지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한 과정으로서의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블로거 ‘가을밤’이 근접 촬영한 어뢰추진체. 흰색흡착물질이 검정색 페인트 밑에 깔려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블로거 ‘가을밤’

◆ 어뢰폭발이라면 왜? = 가리비에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블로거 ‘가을밤’이 올린 사진들 가운데는 어뢰추진체에서 발견되는 흰색흡착물질이 폭발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부식에 의한 것인지를 다시 조사해야 하는 이유가 담겨 있다.

어뢰추진체를 근접 촬영한 ‘가을밤’의 사진을 보면 검정색 페인트 쪼가리가 흰색흡착물질 위에 둥둥 떠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곧 흰색흡착물질이 어뢰추진체에 칠해져 있던 페인트 아래쪽에서부터 생겨났다는 것을 뜻한다.

만일, 어뢰 안에 포함돼 있던 알루미늄 분말이 폭발 뒤 산화하면서 생겼다는 합조단 주장대로라면 흰색흡착물질은 검정색 페인트를 뒤덮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을밤’의 사진이 진실을 드러낸 것이라면 흡착물질의 성분이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냐 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냐는 논쟁은 불필요해진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합조단은 수조폭발실험까지 하면서 이 어뢰추진체가 천안함을 침몰시킨 범인이라는 가정을 증명하려 했지만 새롭게 드러나는 사실들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출처 : http://www.vop.co.kr/A000003353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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