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이 성님 불로그에는 댓글에 왠 비밀번호를 입력하라고 하여 올리지 못하다가, 마침 여기에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올립니다.
(--- 먼저 창졸간에 당한 엄친상(嚴親喪)으로 경황이 하나도 없었는데, 성님들의 따뜻한 위로와 배려에 힘입어 무사히 장례를 잘 마쳤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빈소에서 제대로 사람 구실을 하지 못해 더욱 죄송하구요. 꾸벅꾸벅 ---.)
어줍잖은 안목으로 성님들의 아름다운 공간에 감히 엉덩이를 좀 들이밀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성님 말씀을 듣고 편액의 내용을 살펴보니 초서에 어두운 내 자신이 우습기만하다. 어데 가서 특히 초서로 쓴 내용을 보면 누가 물을까 내심 걱정부터 앞서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었는데, 오늘 또 당하는 기분이다. 어쩌랴. 눈을 크게 뜨고 유심히 살펴보고 다시 곰곰이 뜻을 유추해 보니, 편액의 내용은 이런 것으로 정리되었다.
|
其以其文後夲先 實竢根養有而有
|
현대의 기록법으로 본다면
『
여기서 夲(본)은 本(본)의 속자(俗字)이니 ‘기본’의 뜻이 되겠고, 竢(사)는 俟(사)의 고자(古字)이니 ‘기다리다’는 뜻이며, 以(이)는
而(이)와 같은 접속사 용법으로 쓰였다.
그래서 편액의 내용을 직역(直譯)하자면 다음과 같다.
『 먼저 기본이 있고서 뒤에 문장이 있나니, 그 뿌리(기본)를 기르고서 그 열매(결실)을 기다려야 한다. 』
--- 반드시 먼저 기본을 갖추고 그런 뒤에 이를 바탕으로 정진해야 훌륭한 문장을 이루는 것이다. 농부가 나무의 뿌리를 건실하게
키워서 많은 열매가 열리도록 하듯이 학문을 하는 이는 반드시 그 기본을 충실히 하고서 그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다시 이 글의 교훈을 정리하면 『학문은 반드시 그 기본을 충실히 잘 다져서 갖춘 뒤에야 이룰 수 있는 것이다.』는 말이 되겠다.
또는 『어떤 일이든 그 기본을 충실히 잘 다져서 갖추어야만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된다.』는 뜻으로도 활용할 수 있겠다.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는 쉬운 말을 두고 한문(漢文)으로 써서 보는 사람들 모두를 아주 부담스럽게 느껴지도록 한 말이렸다.
그것도 초서(草書)로 써가지고 ---. ㅎ ㅎ ---.
2008. 12. 08 仁 谷
<더하는 글>
성님은 有를 明으로 보셨네... 저는 <先有夲 而 後有文, 養其根 以 竢其實.>으로 보았습니다. 明의 초서는 왼쪽에 ‘날 일(日)’의
형태가 남아 있어야 하는데,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니 有가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초서에 확신이 없어서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