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황고가 따르릉을 하고 찾아왔다. 예마당과 선약이 있어서 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11시.
빨래를 털어 널고 예마당을 기다리는데 영 감감소식이다. 따르릉을 했더니 영 아니다. 그냥 집에서 따르릉을 받는다. 11시 30분에 약속이라니 아니라신다. 시간 약속을 아니 했다는 거다. 그가 기억을 못하는 건지, 아니면 내가 어제밤에 헛소리를 들은 건지?
이렇게 되면 누군가 둘 중에 하나는 치매 초기다.
늦게나마 예마당이 도착해서 황고는 짐짝이 되고 출발. 통곡대로.
황고 왈,
"점심 먹고 올라가 보지요?"
그래서 들어간 집의 난로와 그 위의 장관(?)
우리 셋이서 비운 병들.
그 집의 먹거리들이다. 솜씨가 맛갈스럽다. 김치찌개. 두부.
아들이 한자 공부를 한다기에 방학 때마다 필암으로 보내라 했다. 다음 수요일에 보낸단다.
그리고는 난산비 통곡대에 올랐다.
이곳에서 하서 선생은 인종의 승하 소식을 듣고 통곡했단다. 과연 군신간의 정만으로 통곡을 했을까? 연군이라........... 이제나 그때나 모두 밥그릇 때문은 아니었을까? 끈 떨어진 연 신세를 한탄한 것은 아닐까? 물론 아니라고 하겠지.
저 난산비를 내려다보면서 나는 그런 엉뚱한(?) 아니 불경스런(?) 생각을 떠올리고 있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황고를 그의 집에 내려주고 황룡장으로.
물미역도 2,000원, 고등어 5,000원(설기밥도 얻어 들고), 사과 10,000원도 사고........ 옹기를 50개 7,500원씩 주문하고, 초벌구이 옹기도 50개 주문하고......... 돌아오면서 예마당한테서 담양죽염을 얻어와서 이를 닦고 그러고 나니 입안이 개운하다. 과연 예마당 말씀대로 흔들리는 이가 잡힐 것인가?
아, 오선생님 전화를 받고 집에 와서 따르릉을 한다는 것을 그만 깜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