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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례헌

어제는 토요일. 마을 청소를 하는 날이었다. 6시반. 빗자루 하나를 들고 회관 앞으로 나가니 몇 분이 나와서 쓸고 치우고 개울 속 자란 풀을 깎고 있었다. 60여 가구 중에 나온 이가 대여섯. 농사철이라 바빠서들 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참여할 생각이 아예 없어서일까? 유감스럽게도 내 생각에는 후자일 것 같다. 아예 관심들이 없나 보다.

노인회 총무가,

오늘은 댐아래오리집에 가서 점심을 합니다. 같이 갑시다.

그러지 뭐!

대충 약속을 하고 나니, 종재인 중식이는 초파일이라 백양사 석탄행사에 참석하느라 오지 못한다고 했단다.

그리고는 돌아와 아침을 해결하고 나니, 따르릉 한내선생의 전화가 울린다.

내용인 즉,

오늘 미경이네추어탕도 먹고 담양쪽으로 드라이브를 하자는 형님내외의 제안이었다. 우리 내외 대환영.

그 대신 아침에 한 노인회 약오리 약속은 물건너가고, 양해의 전화를 총무에게 올리고.


11시. 형님내외분께서 우리집으로 오셔서 한 차로 가자는 말씀에 따라 미리 나가서 기다리겠다는 궁리로 집을 나서서 골목을 벗어나려 하니 회관앞에 노인회 회원들께서 모여앉아 출발을 기다리고 있으니 우리는 그만 집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그냥 그 앞을 지나가기가 뭐해서다.

늦어지는 형님내외분을 기다리는 동안 뜰앞의 질경이를 뽑으며 한내선생 힘들어 한다. 시골생활이라는 게 그렇다. 풀과의 전쟁?


11시반. 형님차에 탑승하고 넷이서 부르릉 출발, 미경이네추어탕집으로.

한 15분 달리니 그집앞. 쥔장이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모두가 좋아하는 추어탕이다. 시레기를 많이 넣어달라고 한내선생이 부탁을 드리고. 소주 한 병을 시켜 형님은 운전을 하시니까 자격상실. 형수님은 아예 술 근처에도 못 가시고. 소정선생은 딱 한 잔. 나를 위해서 주문한 소주 한 병. 세 잔을 마시고는 남겼다. 나중에 가져가잔다. 그런데 드라이브 마지막에서야 하는 말,

진우, 소주 한 잔 하지? 그런데 마개를 막아놓고는 아니 들고 왔단다. 아이구 아까워라, 이구동성으로 나온 말.


담앙에 가기로 했으니 가는 길에 용수랑 차양발을 사기로 하고 송대영 자형에게 전화.

동산병원 앞 대성돗자리 도매점으로 득달같이 자형내외가 오셨다. 그리고는 우리가 사는 것 모두에 선뜻 지불을 하시고 선물이라신다. 사양사양사양을 하다가 '고맙습니다' 하고는 물러나고 말았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용수 3개를 그냥 두고 왔지 뭔가! 할 수없이 자형에게 따르릉해서 다음 주 화요일 서예시간에 가져다 주시라고 당부.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지 원!


자형 내외는 떠나시고. 우리는 추월산 목교행.



담양댐 상류다. 목교를 건너면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산기슭으로 목교가 놓여 있고 1.5km쯤 지나면 흙길이라 걷기가 한결 편하다. 숲길이라 그늘도 적당히 드리워져 있다. 소정선생은 다리가 아프고 형수님은 허약체질이시라 뒤에 천천히 오시라 당부하고 우리 둘이 앞서 가는데 중간에서 돌아서고 말았다. 너무 멀어 우리도 힘들거니와 뒤쳐진 두 분이 힘들어 하실까 봐서다. 그런데 1.8km 지점에서  되돌아서서 오는데 금방 뒤에 오시던 두 분이 눈 앞에 보인다.


용마루길 시점 1.8km에 종점 2.1km를 합하니 3.9km다. 왕복 8km니 2시간은 족히 걸을 수 있는 거리. 걷기에 안성마춤인 코스다.



호수물도 시원스럽고 질펀하다.

다리 건너에는 큰 바위벽이 있는데 그곳 꼭대기에 이상한 인공물이 보인다. 뭘까?


돌아오는 차 안.

소정선생 왈,

"저녁을 먹고 가지요? 언니 피곤하신데 댁에 가서 저녁 차리시기 힘들잖아요."

왈가왈부.

성산 청국장집으로 낙착. 여자 두 분이서 한 그릇. 남자 둘 각각 한 그릇.

이렇게 주문을 했더니 주인 아주머니 센스 만점.

앞접시 두 개에다가 국자까지 미리 가져다주신다. 한내선생 왈,

"감동이야! 정말 센스있으셔어." 그리고는 싱글벙글. 그 이유가 있다.

장성이라는 시골 상인들 대부분이 서비스정신 제로였었다. 그동안 경험치. 그런데 이런 서비스를 받아서다.


맛있게 먹고 내 위수지역이라고 우기고 내가 지불. 형님 왈,

"내가 오늘은 온통 책임지려고 했는데에........" 하신다.

내 말이,

"저기 우리집 보이잖아요?"


우리집 앞에 도착해서 짐을 챙기다 보니 앞에서 얘기한 용수를 빼놓고 온 것을 그제서야 깨달은 거다.


소정선생이 뱀같다고 뱀풀이라는 반하를 몇 뿌리 형님이 깨 가시고.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형수님 무리는 아니셨는지 걱정.


추월산 목교


물결도 새파랗고 산 온통 푸르른데

형형수 우리내외 봄나들이 나왔다네

이십리 추월산 목교 물길따라 뱅뱅뱅


아픈 다리 저리가라 물길도 질펀하네

녹음 속 저이들 저리도 한가한데

속인들 아둥바둥 道法自然 못할까


추월산목교-1030139.jpg
추월산목교-103013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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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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