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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례헌

눈을 뜨니 6시 반. 작심을 하고 오늘은 앞마당 화단 담벼락 밑의 풀들을 일망타진할 각오. 풀은 제멋대로 자라고 꽃들은 아우성이었다. 매도매도 앞은 많아 보이기만 하고, 마음 속으로는 아! 벌써 저만큼이나 했다 하지만 한쪽으로는 아직도 멀었네다.그만두자니 다시 시작할 일이 꿈같고, 에라 모르겠다. 오늘은 끝까지 버텨보자. 금계국 모종을 가려내고, 마지막에는 능소화 모종을 가려내었다. 능소화는 꽃도 피지 않았는데 여기저기 모종이 많이도 자라고 있었다. 아마도 뿌리로 번식하나 보다.

풀은 다 매고는 대문밖에 새로 만들어 놓은 화단에 퇴비를 한 자루 섞고는 그곳에 금계국을 우선 한 줄로 모종하고 나서, 앞줄에 능소화와 구기자를 심었다. 아마도 지지대를 잘 해줘야 할 거 같다. 비는 내리고 온통 몸은 땀과 비로 범벅이 되었다. 그래도 해치웠다는 뿌듯함이 가슴 가득 밀려온다. 보기가 좋다. 이제 좀 화단 같다.

뒷산으로 올라가는 쪽에 옆집의 대나무가 늘어져 그늘지고 보기도 영 그랬는데 그것마저 다 잘랐다. 속이 후련하다. 불갑아우가 와서는 어서 그만 두고 가잔다. 인식이 아우가 광주에서 오고 있단다. 시렁에 들어가 한 잔 하잔다. 그런데 나와 다 씻고 보니 비가 억수다. 어찌 된 것인지 조용하다. 아직 오지를 아니했나 보다. 비는 오고 이제 땀이 좀 갠다. 몸도 마음도 시원하다.

이게 바로 노동의 즐거움.

망중한

내리는 장대비가 소리도 소곤소곤
땀흘려 지심매고 거실에 앉아서는
오늘도 하느님 전에 다소곳이 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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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8.07.20
11:44:59 (*.149.7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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