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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례헌

9시에 서일사에 열 명이 제 시간에 모여 차 두대로 출발.

김성호군과 이문현군이 기사를 자청하고 나서서 우리 모두 즐거운 나들이를 하게 됨. 감사합니다.

밀리는 차량 속에 섞여 동부간선도로를 겨우 빠져나와 북으로 북으로 달려 드디어 연천에 도착.

맛있는 메기탕을 냠냠. 요집에서다.


가져온 포도를 후식으로 맛보고 태풍전망대로 출발. 위병소에서 주민증을 맡기고 올라가니 이렇더라.



왜 태풍전망대인지? 내 짐작에는 그 고지가 태풍이 아닌가 싶었다. 어딘가에 설명이 있을 터이나 그냥 게으름을 피우고 말았다. 군사분계선을 망원경으로 보는 감회가 씁쓸하다. 내땅이라고 할 수도, 아니라 할 수도 없는 비애라니!


내 강산 저 푸르른 눈 아래 싱그러움

가서는 만지지도 보지도 못하는 몸

어쩌다 강산 잃었나 긴 한숨만 숨기네


그렇게 내려다보다가 모처럼 벤치에 앉아 쉬면서 하는 말.


이거는 마리아상이니 가톨릭에서 만들었을 거고, 저거는 법당이니 불교에서 만들었을 거고 그러면 개신교도 뭔가를 만들었을 터인데 안 보이네. 그런데 설치물들이 하나같이 조잡하기가 이를 데 없으니, 참 딱하네. 얼렁뚱땅 만드느라 전문가를 불러오지도 명장을 불러오지도 않고 그냥 흉내만 낸 거로 보이니 참 전시행정의 표본? 이도 말하자니 씁쓸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예 보지를 말자.





성호군이 우리 둘을 한 컷해 주셨다. 감사


내려와 주민증을 찾고서 30분 거리라면서 철원행. 가서 봤더니 '노동당사'였었다는 폐허건물. 그게 무슨 의미를 가질까? 그 허허벌판에 홀로 서 있는 건물. 그때도 그랬을까 싶다. 온통 총알자국 투성이 다 허물어져 가는 건물. 보는 내 마음이 착찹하다.





수탈을 하고 애국지사(?)를 고문했다는 푯말을 읽는 심경은 착잡하다. 언제까지 이런 시답잖은 이념의 갈등을 겪어야만 할까? 죽이고 죽고 증오하고 그러고도 한 핏줄을 이어온 동족이라고 할 수는 있는 것일까?


부석


벽위에 부석이라 무엇을 알리려고

저렇게 긁어파고 문자를 새겼을까

한많은 젊디젊은 피 방울방울 졌으리


주차장에서 우리는 성호군이 가지고 온 수박을 맛있게, 달게도 먹었다. 잘먹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멀고도 멀어 중간에 두 차 모두 실례차 잠깐 서고. 돌아돌아 궁채에 모여 맛있는 냉면으로 저녁을. 다음 모임에는 강화도에 가서 회를 먹자고, 그리고 영원히 변치 말자고 두 번 세 번 다짐하고는 아쉬운 이별. 성호 군이 날 아파트까지 데려다 주어서 감사. 덕분에 비를 안 맞았지요.


벗들이여, 늘 건강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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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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