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북이 죽청에는 방장산 자락에 '속보이는집'이 있다. 엊그제 눈이 하냥 내리는 날 우리 내외는 그 집 주부의 초정을 받았다.
점심초대. 30여 분을 달려 도착하니 오선생 내외께서 벌써 와 계신다. 오선생은 속보이는집의 이웃이시다. 눈이 흩뿌리는 날씨에다가 길 사정도 썩 좋지가 않아 슬슬 조심조심 가다가 보니 조금 늦은 거다.
문간에는 노란털을 가진 '알맹이'가 제 의무 아니 권리라고 제 집 안에서 마구 짖어댄다. 낯선 우리가 들어오니 제 할일을 하는 거다.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아주머니를 따라 이층에 오르니 그곳에 바깥주인과 오선생께서 담소 중이셨다.
구당 선생께 갔던 일을 소상이 얘기하고 있는 주인 양반. 새벽 5시에 출발해서 10시 반에야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단다. 중증환자가 아니라고 환영을 받지 못한 어이없음을 탓하고 있었다. 그것도 한 번 진료로 끝이란다. 구당침술원에서는 나름대로 무슨 곡절이 있기는 할 터인데 보통 상식으로는 고개가 갸우뚱. 추측컨대 돈을 보고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중증환자를 치료하려는 의도인가 보다. 70분을 정성을 다해서 두 살이신 구당선생이 치료를 해 주시더란다.
걸게 차린 점심을 잘 먹고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누룽지까지 먹고 나니 이건 완전 과식이다.
눈은 미친듯이 계속 내리고 우리는 산 아래 설경을 실컷 구경하고........눈은 그쳤다 싶으면 다시 내리고 내린다 싶으면 잠깐 그치고 그러더니 밖으로 나와 찻집으로 옮기려는데 신발이 빠질 정도로 쌓였다. 모진 바람을 동반한 하얀 윤무. 그 속을 뚫고 찻집으로......
옮겨 앉은 곳은 사각 유리통속 이곳이 곧 찻집이다.
구운 고구마가 나오고,

구운 식빵이 나오고

그리고 커피까지 나오고,

대추차도 나오고,
그렇게 담소로 시간을 죽이다가 날이 하 심상찮아 우리는 일어섰다. 눈은 계속 오고 온 천지가 새하얗다.
찻집 창 밖에는 사철나무가 외롭다.

그리고 찻집 한 켠에는 곶감이 말라가고 있었다.

이 댁은 유리가 많아 밖에서도 들여다보이는 곳이 많다. 그래서 별칭이 속보이는집이다. 본체도 찻집도 다 그렇다.
참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감사 감사 또 감사.
속보이는집
하얀 눈 춤추는 날 방장산 산코숭이
찻집에 들어앉아 온 마을 아래 두고
나는야 속보이는집 토란이가 멍멍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