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는 냉이국을 끓였다. 어제 집주변을 다 뒤져서 냉이를 한 줌 정도 캤다. 양지쪽에는 언 땅이 녹아 호미가 들어가 쉽게 캘수 있었지만 아직도 언땅에는 호미가 들어가지 않아 냉이가 다 부서지고 말았다. 오전에 시도를 하다가 오후로 미루고 땅이 녹기를 기다려 다시 캘 수 있어 겨우 한 줌을 만들었다.
물에 담가 두었다가 오늘 아침에서야 흙을 다 씻어내고 된장을 풀고 풋고추를 넣고 간장을 치고 다진 마늘도 넣고 멸치도 넣고 끓였다.
"잡수실 만하세요?"
"맛있다아!"
웬일로 우리 아버지 맛있다신다. 음식에는 꽤 까다로우셔서 짜면 그냥 곧바로 짜다시고, 싱거우면 싱겁다고,
"맛탱이도 없다."시는 어른이시다. 때로는 그러시는 아버지가 야속하기도 하다. 내 음식 솜씨가 오죽할까마는 그래도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솜씨 없는 음식을 잘도 드시는 아버지가 고맙기도 하다. 겨우 끼니를 거르지 않을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니 죄송하기도 하다. 며느리라도 온 날은 그야말로 아버지는 횡재를 하시는 날이다. 이거저거 반찬이 많으니까 말이다.
엊그제도 소정이 와서 멸치조림, 우엉반찬, 어물반찬, 돼지고기장조림 이렇게 많이도 해 놓고 갔다. 아버지와 나는 한동안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아버지는 많이 드시는 것도 아니어서 꽤 오래 간다.
그런 내 요리솜씨(?)로 오늘 아침에 끓인 냉이국이 맛이 있다신다. 하기는 내가 먹어 봐도 먹을 만했다. 봄냄새가 섞여서 그럴까?
냉이국 한 그릇으로 오늘도 행복한 하루를 시작한다.
냉이국
언 땅도 마다잖고 옹크린 냉이찾아
집 둘레 한 바퀴를 빙빙빙 돌았더니
그 사이 봄소식 넣어 피어나는 냉이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