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방송에서 읍민의 날이라고 참석하려면 9시까지 회관앞으로 나오란다. 차가 실어다 준다는 것이다.
방송을 듣고 우리 내외는 합의를 봤다. 걷기로.
그래서 늦으막히 집을 나섰다. 10시반. 가는 길에는 호남의 중심 장성이라는 입간판이 방구다리에 떡 버티고 서 있다. 엘로우시티래나 뭐래나 해서 (외국어를 안 쓰면 촌스럽다고 할까 봐 그런 명칭을 쓰나 보다) 온 장성이 난리굿이다.


호남의 중심 장성을 왼쪽에 두고 앞으로 앞으로 가다가는 구름다리 밑을 지나 굴다리를 뒤로 하니 앞에는 공사 중이고, 그 곁을 두 할머니가 지나가신다.

몸은 불편하셔도 마음만은 아직은 싱싱하시다고 읍민의 날 행사에 오셨다가 가시는 길이다.
늦은 시간에 천천히 공설운동장에 들어서니 행사는 조촐하게 진행 중이고 마침 점심시간이라서 나도 아내도 한 자리씩 끼어앉아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밥에 된장국에 돼지고기에 홍어무침에 소주 한 잔을 걸치고 일어섰다. 이제 행사장을 돌아볼 요량이다. 행사는 각설이가 한참 패설로 청중을 가지고 놀고 있는 중이다. 그냥 사람들은 바보가 되었다가 돌아왔다가 그러고들 즐긴다.
그래도 안면이 있다고 약초시음장에 가니 회원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정성껏 따라주시는 차도 한 잔 얻어 마시고 휘 둘러보니 이제 게임 중이다. 단체 줄넘기 - 보기에도 답답할 정도로 어렵다. 한 회 성공하기가 별따기다. 그래도 나중에 어느 팀은 여섯 번을 넘는다.

행사장을 뒤로 하며 우리 내외는 한껏 웃는다. 참 즐거운 날이라고.






그렇게 시골의 하루는 지나간다.
즐거운 날
하늘엔 두 개 풍선 장성골 읍민의 날
내 색시 손을 잡고 논길을 더듬으니
따가운 가을 들녘이 싱그러움 더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