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한두 점씩 듣는다. 날씨는 땀이 범벅이다. 톱질을 해도, 망치질을 해도 땀은 주루룩이다. 모기도 덩달아 제 밥을 찾는다. 다시 햇빛이 쨍하고 깨진다. 그러니 땀을 더 기승을 부린다. 온몸이 다 땀이다. 그래도 톱질을 해야 대나무를 구부릴 수가 있을 터이다. 시간이 흐르고 나니 뒷산으로 통하는 샛문에는 그럴 듯한 얼마 전에 얻어다 샘은 주렁박의 지지대가 섰다. 설겆이대에서 산쪽을 보면 금방 눈에 들어온다. 저기에 주렁박이 주렁주렁 열릴 상상은 흥겹다. 앞뜰에는 양쪽에 주렁박이 자라고 있다. 아버지께서 그게 안쓰러우셨는지 대포리를 두 개 이어 묶어 돌계단에 펼쳐놓으셨다. 박아 제발 그 위로 벋어 자라라는 뜻이셨으리라. 나는 대나무 하나를 반으로 쪼개서는 반달도 아니 상현달을 만든다. 그것도 만만치가 않다. 겨우겨우 만들어내는데 비는 또 방울방울 내 등을 때려 땀을 식혀 준다. 잘 한다는 뜻일까? 얼추 마치고 나니 그런대로 거실에서 내려다보는 게 그럴 듯하다. 저기에 박이 주렁주렁 열리면 누가 보고 좋아할까?
주렁박 지지대를 만들고 땀 씻으니
허리가 아이고야 끊어진다 하더니만
머리 속 가을 바가지 웃음 속에 영그네
오늘 하루는 그렇게 행복한 날이었다. 땀이 시원한 물을 등줄기에 얹으니 그 아니 좋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