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상경할 차표를 예매하러 슬슬이를 타고 출발.
어제 황룡강변에서 보고는 똑닥이라서 제대로 접사가 안 되어, 버렸던 찰칵을 위해 그 무거운 삼각대에다 DSLR을 가방에 담고 그걸 슬슬이 손잡이에 걸고 달리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찰칵도 해야겠고, 슬슬이도 타야겠고,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터미널에 들러 차표를 하나 사고,
역 앞을 지나 황룡강변 슬슬이 주행로로 들어서니 여기저기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꽃밭들이 요란하다. 메리골드도 있고, 베코니아도 있고, 개양귀비도 있고 그렇다. 황룔교 못 미처에 강 중간에는 돌들이 여럿 박혀 있는데 그곳에 재두루미 한 마리와 청둥오리 두세 마리가 쉬고 있다. 오늘은 망원렌즈를 준비해서 그것을 노리고 갔다. 그런데 막 자리를 잡고 삼각대를 펴고 작업에 들어가는데 어떤 이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아는 척을 한다.
"작품이 나옵니까?"
"한 번 만들어 보려구요."
지나가던 이가 그대로 그냥 그러고 갈 것이지 뭐 참견하겠다고 되돌아온다. 그리고는 자전거를 멈추니 그 녀석들이 낌새를 챈 모양이다. 모두 날아오르고 만다. 말이나 못했으면 밉지나 않지!
"총쏘는 줄 알고 저 녀석들이 가네요."
그러니 오늘은 허탕이다. 그런다고 화를 낼 수가 있나? 참고 말아야지.
삼각대를 거두고 다시 슬슬이를 타고 남행. 끝에 이르러 한 컷.
<족제비싸리>
중간에 다행이 백로를 한 마리 발견하고는 모르는 척 지나쳤다가 숨어서 찰칵 준비를 다 한 다음에 순간적으로 찍었다. 그래서 사진이 겨우 이 모양이다.
돌아오는 길에 노란 창포가 예쁘다.
그래도 오늘의 하이라이트 왜개연과 남개연을 찰칵할 수가 있어서 행복하다. 렌즈가 그래서 좀 아쉽기는 하다. 그렇다고 강 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이거는 남개연이고,
이거는 왜개연이다.
돌아오는 길이 덥다. 이제는 더운 날만 남았으니 무슨 수를 내기는 내야겠다. 물론 얼굴마스크를 쓰기는 한다. 그렇다고 그게 무슨 그렇게 큰 효과가 있을 거 같지는 않다.
집에 와서 슬슬이 브레이크를 손질했다. 그렇게 하나하나 배워가는 거 같다.
정리하고 거실에 들어오니 뒤뜰에서 떼까지란 녀석들이 요란하다. 막 열린 포도 열매를 따 먹느라 그러는지 포도덩굴 근처에서 난리법석이다. 한 번 나가봐야겠다. 금년 포도농사가 그만 저 녀석들 때문에 도로아미타불은 아닐른지.................

오늘은 어제보다 찰칵도, 슬슬이 주행도 훨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