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 소정 선생과 함께 집을 나섰다. 아버지와 메추리알 네 판을 까서 넘기고서다.
소정 선생은 가면서 상왕십리 삼천리 자전거 대리점에 나를 내려주고 갔다. 내 슬슬이 타이어를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정은 가고 나는 남아 삼천리 가게 사장님께 물었다.
"이 자전거 타이어를 구할 수 있나요?"
"아마도 같은 것은 구하기 힘들고, 이 자전거에 맞는 타이어는 있어요. 그런데 더 타세요. 원래 타이어가 이렇게 나와요."
"그래요? 더 타고 올까요?"
"그러세요."
이 사장님 참 양심적이다. 고맙다. 아마도 내가 자전거를 사거나 바꾸면 이 집에 올 거다. 어쩐지 믿음이 가기 때문이다. 이것이 정상적인 상도?
나는 그 길로 돌아섰다. 뒷길로 해서 왕십리 로터리를 거쳐 아파트 후문 유치원옆으로 해서 한강 자전거 길로 들어섰다. 여전히 걷는 이, 타는 이들이 많다. 강은 차다. 강물도 차다. 아니 차 보인다. 그곳에는 갈매기도 있고, 야생오리도 있다. 그들은 무심하다.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달리다 보니 어느덧 한남대교 밑에 와 있다. 반환점으로 삼아 돌아서서 되돌아오니 바람이 꽤 쌀쌀하다. 목도리와 안면마스크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소정 선생이 하던 말이 떠오른다.
" 벌레에 물리는 건 할 수 없지만 지몸 지가 간수 못해서 아픈 건 난 모른다."
내가 목을 썰렁하게 드러내 놓고 있는 게 싫다는 표현이 그렇다. 그런데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여보, 목이 차 보이네. 슬슬이를 타면 바람이 목에 들어가 추울 텐데 다음부터는 따뜻하게 감싸면 안 될까?"
그 성질에 그건 내 욕심이다. 이제는 슬슬이를 서울에서 타기 시작했으니 시간이 되는 대로 타야겠다. 그러면 다시 내 허벅지에는 딴딴한 힘이 생기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