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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례헌

참 오랫만에 정말 오랫만에 우리 여섯은 잠실 지하광장에 모였다. 한 15분 먼저 도착해 두리번거리니 김종진 선생이 배낭을 크게 매고 반가와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는 말,

"먼 데 사는 놈이 항상 먼저 온다."

지난 시간 동안 쓰고 버리고 쓰고 버리고 했던 글을 건네니 보지도 않고 마음에 쏙 든단다.

無量淸靜正方心

 

이어서 성광이 형이 오시고, 호균 후배가 오고, 녹원 군이 오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태규 군이 도착하자 우리는 주저함도 없이 석촌호수가의 그 흑두부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는 길에 삼전도비를 보고,

산전도비-1084.jpg

 

 산전도비-1086.jpg 산전도비-1089.jpg 산전도비-1099.jpg 산전도비귀부-1088.jpg 산전도비귀부-1094.jpg 산전도비귀부-1096.jpg

 

통한의 삼전도

 

어쩌면 그렇게도 하나처럼 닮았을까

제 쓸개 내주고도 태평한 꼴이라니

그때도 살아남으려 구차하게 살려고

 

소국이 대국을 치면은 안 된다니

설움속 죽어나는 백성은 어쩌라고

지들만 호의호식코 맘 편히도 했것다

 

손으로 간 녀석이 운전대나 부여잡고

무어가 그리 좋아 희희낙낙 했던가

꼬랑지 매달린 꼴이 가소롭지 않은가

 

세월이 흘러흘러 코쟁이 모인 곳에

헛소리 하는 품이 세상을 다 얻은 듯

지 잘나 그러는 줄로 착각하는 바보야

 

삼전도 치욕에서 무엇을 배웠던가

백년이 네 번이나 그 동안 지났어도

비루한 그 심성을랑 버리지를 못했네

 

구차한 자손들은 정신마저 다 빼주고

잘났다 큰소리만 자꾸자꾸 해대니

막걸리 취생몽사나 아니하고 어쩌리

 

서울막걸리-11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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