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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례헌

이호균선생글

2008.11.23 22:17

진우 조회 수:1098

IMG_6511.jpg

고 손주열 학형의 묘소를 참배하고 금성산성을 답사하다

2008/11/21 18:53

http://blog.naver.com/ihogyun/130037957107

이 포스트를 보낸곳 ()

참 무던한 동무였는데 고인이 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유택에라도 가서 한번 만나자고 벼르고 벼렀것만 서로 날짜가 맞지 않아 오늘에야 실행하게 됐다.

함께하기로 했던 두 분은 동참하지 않고 본디 언제나 하나였던 우리 셋이서 떠났다.
경기여고에서 4시에 만나서 승용차로.

장성 홍식이 형이 함께한다고 하여 먼저 그리로 가서 일박을 하기로 했다. 토요일도 아닌데 경부고속도로는 정체가 심각하다. 예정시간도 30분이 더 걸려 8시경에 장성에 도착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형님 내외분을 만나서 장성 외곽 토속음식점으로 가서 한방오리백숙을 모처럼 포식했다. 내가 좋아하는 막걸리는 아닐지라도 장성 보해에서 만든다는 복분자주를 마음 놓고 몇 순배하였다.

온갖 정성을 기울여 만든 황토한옥집 사랑채에 들어 우리는 여장을 풀었다. 몇 년 전에 손형과 함께 홍도와 남도 일대 여행을 하고 올라올 때 들른 적이 있으니 이번이 두 번째이다. 

손수 만들어온 골뱅이무침에 온갖 매실주, 막걸리, 하수오주를 내놓는다. 아흔을 넘은 아버님을 모시고 살아가시는 이야기를 들으며 술잔을 주고 받았다.

효성도 지극하거니와 필암서원에 나가 경서강독도 하시고 문화원에 나가 사군자를 배우기도 하며 살아가시는 모습이 참 부럽다. 난 고향에 가 봤자 부모가 계시길 하나 땅 한 톨이 있나, 타향이나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밤이 이슥하도로 술잔을 기울다 보니 2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장작불로 뜨끈뜨끈하게 달군 온돌에 모처럼 잠을 잤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뒤산에 올라가 보았다. 산소 올라가는 길에 마삭줄이 지표를 덮고 있고, 꾸지뽕나무도 보인다. 옮겨다 심어 놓은 물매화가 꽃이 피었다. 산소 언저리엔 꿩의바람꽃인지, 변산바람꽃인지, 너도바람꽃인지 잎만 봐선 확실치 않으나 바람꽃은 틀림없어 보이는 것의 잎이 파랗다.

아버님께 인사하고, 마당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근처 해장국집에 가서 아침을 하였다.
내비게이터 덕에 쉽게 담양군 금성면 봉황리 손형 형수댁 집 앞까지 도착했다. 형수의 안내를 받아 동네 어귀 산소에 갔다. 입구에 꽃향유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이 선생이 제기까지 세심하게 준비를 해왔다. 인근에 가게가 없어서 따로 주과포혜를 준비할 수 없었다. 준비해 온 과일에 복분자주를 따라 놓고 분향하고 재배하였다.

말이 없지만 우리는 무언의 대화를 나누었다. 손형 부탁이 있소, 우리 다시 만날 때 먼저 가신 손형이 우릴 잘 인도해 주소.

강천사 단풍 구경을 하고 올라가려고 갔다가 입구에서 장사진을 이룬 자동차 행렬에 기가 질려 금성산성으로 방향을 바꿨다.

손형 살아 생전 함께 하자던 약속을 손형 빼놓고 우리끼리 답사를 했다. 함께 했으면 유머 감각이 풍부한 말 솜씨로 재미나게 설명을 곁들여 답사할 터인데...

동자암자 있는 곳까지 갔다가 하산하였다. 돈을 구걸하려 무예 시범을 보이는 동자들이 애처로워 보였다.

단풍 구경온 형수를 백양사 입구 근처 매운탕집에서 만나 저녁을 하였다. 막걸리도 곁들여 두어 잔 마셨더니 취기가 도도해진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10시가 넘어 귀경하였다.

함깨한 시간이 마냥 즐거웠다. 형님 내외분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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