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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례헌

가을 하늘은 맑다. 그것도 비온 후의 가을 하늘은 쨍 소리가 날 것 같이 파랗고 차다.

아침에 필암서원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서 점심을 하는 둥 마는 둥 찰칵을 들고 나섰다. 물론 설기는 뒷곁으로 옮기고......... 안 그랬다가는 설기가 그냥 난리부르스다.

앞마당 작은 감나무(금년에 이 녀석은 단 한 개의 감도 남기지 않고 다 떨어뜨렸다) 밑에 철사를 꽂아서 보호하던 배풍등을 살피니 아니 글쎄 열매가 한 개도 없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어제까지도 파란 열매를 꽤나 많이 매달고 있었다. 내가 기다리는 건 그게 빨갛게 익는 거였다. 보석처럼 예쁘기에 기대가 자못 컸었는데 그만 한 알도 없다. 모르긴 해도 새 - 떼까치 소행일 거다. 아니면 쥐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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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곁으로 돌아가니 그곳에 산. 고들빼기가 참 예쁘다.

고들빼기-7393.jpg

그리고 창고 옆에는 올해엔 참 많이도 달려 있는 대봉시다. 금년에 누구에게도 또 누구에게도 그리고 누구에게도 그리고 또 누구에게도 보내 줘야겠다. 하늘에 자연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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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에는 내가 사흘 동안 쉬엄쉬엄 파재낀 마을 심은 자리. 600여 개를 심었으니 내년에는 얼마나 수확을 할 수 있을지............

마늘밭-7383.jpg

이 녀석은 산감. 우리 아버지(96세)보다 더 나이배기인 나무에 달린 녀석이다. 그 많은 세월을 자랐으면서도 직경이 한 자도 안 된 감나무에는 해마다 이런 산감이 꽤나 많이도 열린다. 그럼 수지 맞는 건 떼까지들이다. 씨투성이로 먹을 게 별로 없지만 맛은 기가 찰 정도다. 그런데 어느날 보면 단 한 개도 눈에 아니 들어온다. 가을이 깊어 모두 홍시가 되면 예의 그 떼까치 녀석들이 서리떼로 몰려들어 단박에 작살을 내 버리고 사라진다. 하기는 지들도 먹고 살아야지............

산감-7382-2.jpg

이건 내년 봄에 내가 먹을 상추밭. 씨가 잘 나 줘야 할 터인데........... 정성껏 물도 뿌려 줬구먼...............

상추밭-7378.jpg

산등성이로 올라가니 중간 언덕에 내 어머니 생존해 계실 때부터 자라던 석류나무에 맺힌 열매다. 겨우 세 개가 금년에는 열렸다. 크기가 꽤 튼실하다. 두 개는 커서 저렇게 빠개지고 하나는 작아서 온전하다. 내 색시가 워낙 좋아해서 낼모레 가지고 올라가려고 잘 싸서 대추랑 냉장고에 저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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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는 내가 약초반에서 얻어다 심은 작두콩이다. 여러 알을 심었는데 싹이 터서 자란 게 저 열매를 맺은 한 그루다. 그것도 저렇게 빈약하다. 씨앗이나 튼실해서 대나 이어줬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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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벌써 여섯 해 전에 꿈도 야무지게 생울타리를 하겠다고 승주까지 가서 20kg을 사다가 심었던 야생차다. 많이도 나서 잘 자라더니 그만 추위에 견디지를 못하고 일부는 죽고 일부는 살아남고 명맥을 이어서 저렇게 꽃을 피운다. 다만 울타리를 이루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대용으로 그 옆에 올 봄에 광나무를 심었다. 제발 잘 자라서 생울타리를 탐스럽게 만들어 줬으면 싶다. 몇 해나 걸릴까?

차꽃-7399-2.jpg

산엘 갔더니 저 녀석들이 지금도 하얗게 꽃을 피운다. 참취. 앞마당에도 있다.

참취-7392-2.jpg

하루의 그리움은 이틀이 되고 사흘이 되고 열흘이 되고 백날이 되고 한 해가 되고 열 해가 되고 그러다 망부석이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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