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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례헌

22일에 비몽사몽간에 상경해서 입원했다가 오늘 하향하니 살 만하다.
평소에 너무 건강을 믿고 몸을 혹사했나 보다. 그래서 면역체계가 약해졌나 보다. 된탕 앓고 나니 기분이 새롭다.
쯔쯔가무시라. 이름만 듣다가 생각지도 못하다가 열흘을 심하게 몸살인 줄 알고 앓다가 낭패를 볼 뻔했다. 제자 강석구 군의 덕을 톡톡히 봤다. 그가, 아내가, 딸이 나를 회복시켰다. 아마 잘못 대처했으면 다시는 해를 못 봤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심각한 상태였다는 게 새삼스럽다.

아내와 아이들은 무조건 아버지 모시고 서울로 합치잔다. 근데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쉬운 건가? 아버지와 상의를 해 봐야겠다. 뭐라고 하실지?
집은 어쩌고? 그러실 게 뻔하다. 집이 문젠가? 내가 없는 두 주 동안에 벌써 그 냄새나는 은행을 손질하셔서 손수레에 싣고 장터까지 다녀오셨단다. 몇 푼이나 받으셨을까? 예년에는 전화를 하면 가지러 왔다는데 이제는 값도 싸고 찾는 사람도 없어서 가지러 오지를 않으니 당신께서 손수 가지고 그 연세에 가셨나 보다. 큰일 날 일이다. 길을 물어서 물어서 찾아오셨단다. 그러면서 장성도 많이 변해서 잘 모르시겠단다. 다리가 퇴옥이 났다신다. 그렇고 말고다.

어쨌든 방법을 찾자. 우선은 겨울만이라도 올라가서 나는 게 어떤가 하고 아버지 의향을 타진해 봐야겠다. 그리고 적응을 하시면 그대로 눌러 앉은 것이고, 그러기를 바라지만 여의치 못하면 어쩔 것인가? 내년 봄이 되어 날씨가 풀리면 또 모시고 내려와야지. 그 동안에는 내가 반대로 시골에 들락거려야지 별 수 있겠는가?

이곳에 오면 서울보다 마음이 푸근하다. 태어나 자란 곳이라 그런가? 나는 천상 촌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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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0.12.05
22: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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