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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례헌

한 번 앓고 나니 건강에 자신이 없다. 가족들이 더 성화다. 5년을 오르락내리락 시골에 아버지 모시고 있었더니 몸에 무리가 왔나 보다. 내가 뭐 젊은이라고? 벌써 법이 인정하는 공식 노인네인 것을......... 사람은 저마다 착각 속에서 산다더니 그말이 딱 맞다. 어르신? 노인? 남의 얘기로만 알고 전철에서도 노약자 자리는 멀리 피해 타는 나지만 아닌가 보다. 인정을 하고 순순히 따르며 조심조심 살아야 하는가 보다.

가족들의 성화?
아버지 모시고 일단은 겨울나러 상경 준비중이다. 아들이 아프다니 마지못해 아버지는 따라 나서시기는 하나 영 내키지 않으시나 보다. 복지사에게 그러셨단다.
"다음 주에 갔다가 설이나 쇠고 다시 올라요."
해동이 되는 것도 못 참으실 거 같다. 물론 답답하실 거다. 이제는 내가 일삼아 모시고 한강변 산책을, 교외로 모시고 구경삼아 걸으시게 해야 한다. 발에, 다리에 힘이 없으시다니 말이다. 힘이 없으시는 거는 당연하지만 연세가 아흔 하고도 넷이나 되시니 내 마음은 서글프다. 아버지 일생은 내가 제일 잘 알까?

젊어서는 불구가 되시어 평생을 살다가신 형님 돌보시느라, 중년에는 여덟이나 되는 자식들 가르치시느라, 노년에는 어머니를 먼저 보내시고 혼자 저렇게 외롭게 사시는 아버지. 이제는 친구도 한 사람 없고, 말 벗이 될 사람이라야 나밖에 없으니........... 어린 자식을 둘이나 먼저 보내시고, 엊그제는 딸까지 먼저 보내시고, 과묵하시어 말씀은 아니 하시지만 그 마음 오죽하시랴!

아버지 죄송하고 송구스럽습니다. 자식을 여덟이나 남 못지 않게 키워놨지만 편히 모실 자식 하나 없으니....... 상경 준비라고 이거저거 챙기면서도 마음은 착잡하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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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등록일 :
2010.12.10
12: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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