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벼르던 일을 하고파 아침부터 마음이 바쁘다.
어제는 예초기를 들고 산길과 야콘밭과 어머니 산소, 여기저기 풀을 깎으면서, 새로운 발견을 하고는 반가와 내심 빙그레 웃었다. 타래난초가 어머니 산소벌 안에 여러 촉 피어 있어서다. 생각지도 못했던 횡재다. 오늘 아침에 올라가기로 그때 마음 먹은 거다. 그러니 마음이 바쁠 수밖에 없잖은가!
부랴부랴 아침을 챙겨 먹고 건너편 덕성 형댁에 가서 복분자값을 드리며 앙파 한 자루를 사왔다. 어제 사온 양파즙과 함께 색시에게 보낼 참이다. 피망도 여러 개 준비해 두었다. 긴옷으로 갈아입고 뱀을 걱정하는 색시 목소리를 생각하며 장화를 신고 산에 오른다.
벌 안에는 묘하게 뒤틀린 타래난초가 반긴다. 아니 내가 그들을 반기는 것이려니................
풀숲에는 으아리 하얗게 피어 있다.
도라지도 한창이다.
원추리도 무리지어 피어났다.
약초강의에서 배웠던 예덕나무가 있어 확인차 여러 컷을 찰칵했다. 선생님께 물어보려고 그렇다. 확인해야 해서다.
내려오는 길에 도둑놈갈쿠리를 보고, 가시오피도 보고, 멍석딸기도 보고, 고삼도 보고, 헌혈도 많이도 했다. 피를 나눈 처지라 사형도 못 시키고 그냥 가려워 극적극적하다가 수액을 바르니 한결 가려움이 가신다. 오늘 하루 시작을 그렇게 하고 나니 그래도 흐뭇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