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에서 참 오랫만 산에 올랐다. 비가 온 뒤라서 물기는 그대로 남아 있어 자연이 주는 싱그러움이 산뜻하게 묻어난다. 다만 문선생께서 헌혈하라고 난리굿이다.
뒤안 채밭에 올라서니 오른쪽으로 산 속에 참나리가 화려하게도 피어 있다.
곁에는 나비풀이 색깔도 곱게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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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리가 하얗게 삼형제 눈인사를 하면서 곤충까지 먹여 살리고 있다.
산등성이에 올라서니 원추리가 군데군데 노랗게 피어 있다. 꽤 오래도록 피어난다. 봄에는 저 원추리의 새싹을 나물로 먹으면 참 좋단다. 내년에는 그래 봐야겠는데 워낙 게을러서 그렇게 될지 모르겠다.
어머니 유택에 오르니 벌 안에 엉겅퀴가 보라색으로 곱게도 피어 있다.
파리풀이 여기저기 많이도 피어 있다. 그야말로 지천이다.
이거는 짚신나물이 맞을까 모르겠다. 확인을 해 봐야겠다.
봄에 지주를 세워주고 전정도 해 준 덕에 이렇게라도 열매를 맺었다. 내년에는 신경을 써서 가꾸어 봐야겠다. 자연산 복분자 열매다. 색깔이 그야말로 빨갛다.
산길 건너 남의 무덤 안을 기웃거렸더니 그곳에 아직 한 그루 타래난초가 남아 나를 반긴다.
곁 벌안 잔디 속에 맥문동이 숨어서 수줍다는 듯이 눈인사를 한다.
온산을 다 헤집고 문선생과 다투며 내려오는데 한 곳에 이런 버섯이 숨어 있다. 흰 달걀버섯인가 모르겠다.
울 안에 들어서려는데 한 켠에 돌담을 기어올라 대나무 사이에 사위질빵이란 놈이 하얗게 어우러져 있다. 반갑기도 하다.
숲속의 더위는 말할 것도 없고, 문선생과 대화가 참 어렵다. 그는 내게 헌혈하라고 하고, 나는 싫다고 하니 타협이 될 리가 없다. 세상만사 모두가 한 쪽이 손해면 다른 쪽은 이익을 보게 되어 있는가 보다. 손해 보는 쪽이야 양보를 하려고 들지 않을 것은 뻔한 이치 아닌가! 능력껏 착취하는 수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