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줄 시/소정김경내
일본은 싫다면서
해마다 봄이면
벚꽃 축제를 한다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옆에서
대한민국
해군 사관 학교에서는
진해 군항제에 몰려 든
구경꾼들에게
놀랍도록 호의적이지
심지어
시민들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도
일본은 싫다면서
일본 국화
벚꽃 좋아서
한여름 먹구름
하늘 덮 듯
길 덮은 인파
자존심
떨어지는 줄 모르고
떨어지는 꽃잎 아름답다고
숨 넘어 가게 찬양 한다
일본은 싫다면서
무궁화 꽃 길
자랑할 만 한 곳 있는 가
무궁화 꽃 한 송이
가슴에 피워 본 적 있는 가
아름드리
벚꽃 나무 그늘에
무궁화
우리의 나라 꽃
진딧물에 얽히고
무관심에 할퀴어
연연히 떨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