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인과 정기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결과 '유방암' 진단을 받고 조직 검사를 예약해 놓은 상태에서 검사 날짜를 기다리는 동안 악몽 같았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나 혼자 알고 덮어둘 일이 아니라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의무감에 이 글을 쓴다.
22년 전 나는 개인 병원에서 '위암' 진단을 받고 종합병원으로 옮겨 다시 검사한 결과 역시나 위암이라는 통보를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 남편은 나의 위암 진단에 승복하지 않고 12일 동안 약 하나 쓰지 않고 계속해서 세 차례에 걸친 위 내시경과 조직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를 할 때마다 병원측에서는 위암이라며 수술을 권유했으나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검사를 해 보자고 사정해서 네 번째는 위궤양이라는 진단을 받고 나는 그로부터 22년 동안 이렇게 잘 살고 있다.
2001년도로 기억된다. 친구가 유방암 검사를 받으러 간다기에 동행했다가 '나도 한 번'하고 검사를 한 결과 이번에는 유방암 선고를 받았다. 의사의 표정이 하도 심각해서 이번에는 죽었구나 하고 암일 가능성이 얼마나 되냐고 물어봤더니 암 가능성 95%란다.
부인과 전문 병원으로 이름을 떨치는 병원에서 내린 결과라서 엄청 겁먹었지만 지난날의 오진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병원을 세 곳이나 찾아가며 진찰을 다시 받은 결과 또 오진으로 판명났다.
2007년 2월 부인과 검진을 한번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아예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병원을 찾았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또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처음 겪는 일이 아니건만 역시 암이란 무서운 존재다.
정신이 멍한 상태에서 그러나 분명하게 의사에게 물어보았다. 암 가능성 몇 %나 되냐고.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는지 의사는 약간 당황하더니 "50% 정도, 아니면 지방질이 뭉쳤을 수도 있고"라며 조직 검사를 하라고 했다. 세상에 이렇게 무책임한 의사가 있단 말인가.
나는 또 다시 병원 순례를 시작했다. 오진이었다.
22년 전부터 세 번의 암 진단을 받고도 멀쩡히 살아 있는 '질긴 여자'. 만약 암 진단을 받았을 때마다 수술을 했더라면 나는 지금 위를 잘라냈을 것이고, 내 가슴 또한 한쪽은 이미 잘려나갔을 것이다.
암 진단을 세 번 받고 오진 판단을 받을 때마다 담당했던 의사를 찾아가 오진임을 밝혔음에도 의사 어느 누구에게도 병원측에서도 보상은커녕 미안하다는 사과 한 마디 들어 본 적이 없다. 오진을 밝히기 위해 투자한 시간과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번에도 이렇게 그냥 당하고만 있어야 하나 억울한 마음에 불면증이 생겼다.
"정말 이대로 당하고 있어야 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