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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례헌

아름다운 길 아름다운 사람

가슴 설레며 기다리던 8월의 넷째 토요일, 나길도 사람들로 잠실 길을 메웠다.

마음의 여유와 시간의 여유를 나길도님들의 모습에서 읽을 수 있음은 아마도 서울 도심에서 걷는다는 이점 덕분이었으리라.

조금 일찍 도착한 잠실 역 7번 출구에는 회원 한 분이 맛난 커피를 집에서 끓여갖고 나와서 회원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었다.

시간이 되자 속속 도착하는 분들과 함께 오늘 걸을 길을 향해 첫 발을 내 디뎠다. 올림픽 공원의 정문인 평화의 문을 들어서서는 각자 자기 소개를 했다. 우리 나길도님들은 길 위에서 세 번 본 사람이나,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반갑게 인사하고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장점을 가지신 분들이 참 많다. 그 분들의 표정에서 인품을 읽는다.

올림픽 공원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가는 길엔 눈길 가는 곳 마다 신록들이 마음을 상쾌하게 해 주었고 멋진 조각들은 눈을 호강시켜 주었다. 새파란 잔디와 자태를 뽐내는 크고 작은 잘 다듬어진 나무들은 함께 걷는 님들의 마음처럼 평화로워 보였다. 잦은 비로 인해 칙칙하던 하늘도 우리의 행보를 축하하는 듯 푸른 하늘과 경쾌한 햇빛이 땅위의 물기를 걷어가고 있었다.

올림픽 공원길은 한국 체육 대학 옆 문으로 나오는 것으로 끝이 나고 일자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강동 그린웨이를 거쳐서 일자산 초입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대한민국 참 살기 좋은 땅이고 이 땅에 사는 우리는 축복 받은 국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나라의 수도에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넓고 큰 한강이 있는가하면, 이렇게 멋들어진 야산이 수도 없이 서울을 둘러싸고 있어 시민 건강 증진에 일조를 하고 있지 않은가!

일자산은 함께 걷는 어린아이들도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산이었다. 울울창창한 나무들이 터널을 만들어 한낮의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었고, 발밑은 부드러운 흙이 깔려 있어 맨발로 걷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켰다. 산 길 중간에는 둔촌 선생이 은둔 생활을 했다는 조그만 동굴이 있었고, 그 곳을 찾는 사람들과 걷다 지친 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나무로 짜 맞춰서 만든 휴식 공간도 있었다. 우리는 간식 보따리를 풀었다. 가지가지 맛난 음식들이 쏟아져 나왔고 나누어 먹는 인심 또한 변함없었다.

길이 끝나는 곳은 고덕 전철역 부근 이었다.

걷는 데 걸린 시간은 4 시간이었지만 거리는 약 12km였다. 걸음이 약간 아쉬운 분들도 다소 있었으나 다음 걸음을 기약하고, 바쁘신 분들 몇 분은 귀가하시고 많은 분들이 뒤풀이 장소로 향했다.

어느 나라의 어떤 행사에서건 먹어서 정을 나누는 문화는 다 같겠으나,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의 끈끈함이야 진한 한 잔의 소주로 통함은 말해 무엇하랴!

쌈밥 한 그릇에 소주 몇 병을 거뜬히 해 치운 우리는 다음 길 위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고 깊은 밤 속으로 걸음을 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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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
등록일 :
2008.08.24
13:20:29 (*.49.18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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