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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례헌

어제 밤에는 비가 주루룩주루룩 내리더니 기대만큼 와 주지를 않았다. 가뭄의 해갈은커녕 땅도 적시지 못하나 보다. 어제 심은 백매, 홍매가 물기를 받아 착근이 잘 되겠지 싶다.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온통 안개 속에 앞산도 보이지를 않는다. 그 속에 비는 그치고 잎사귀에는 작은 물방울들이 데롱거린다. 찰칵을 들고 나선다. 뜰앞의 홍매는 이제 져가는 속에 빗방울을 그래도 머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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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켠으로 돌아드니 그곳 울타리에도 백매가 물기를 머금고 기다리고 있다. 산자락에 접어드니 그곳에는 왜현호색이 한껏 물기를 머금고 있다. 그 물방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누워 있는 녀석들이 많다. 조심조심 발을 옮기며 렌즈를 가져다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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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서는 산자고란 놈이 저도 좀 보고 가라며 물방울을 이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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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등성이에 올라서니 이제는 백매가 제 할일을 다했다는 듯이 져가고 있다. 물방울 속에 새 세상을 담고서 방울방울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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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물방울 속에는 또 어떤 세계가 펼쳐지고 있을까? 소우주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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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얀 화판 위에 앉은 노란 꽃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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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터질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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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꽃이 탐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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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고 이슬 속에 어머니 살아계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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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의 쇄석 사이엔 물먹은 광대나물이 빨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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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등성이에도 마당 감나무 밑에도 요 녀석들이 있어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한다. 며칠을 기다려 봐야겠다. 혹시나 바람꽃이 아닐까 하는 기대가 크다. 아니면 개구리발풀일까? 지난 가을 호균 군의 말이 귓가에 쟁쟁하다.

"이거 바람꽃일 거 같은데요."

어째든 기다려 봐야겠다. 바람꽃이면 횡재를 하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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