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날 4시반 아내와 난 버스를 이용해서 강남을 출발.
35 36 좌석에 앉아 가는 길이야 어찌 됐든 기사에게 맡기고 둘 다 책에 빠졌다. 아내는 동화집, <수지아줌마 오줌싸다>, 나는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아내는 시간이 조금 지나자 졸리는 모양, 그냥 잔다. 나는 읽던 책에 빠져 차가 어느 길로 가는지도 관심이 없다. 어둑해지자 기사님 왈,
15분 쉬어 가잔다. 휴게소 이름도 잊었다. 어디쯤일까 하고는 아이폰을 켰더니 아직 경부선이다. 회덕교차로가 저 아래다.
내려서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호도과자를 작은 걸로 한 봉지 사 들고 다시 차를 찾아 올라 하나둘 먹는데 아내가 몇 개를 집어 먹고는 내게 다 맡기고 만다. 나는 책에 빠져 그저 손이 자동으로 왔다갔다 한다. 입이 비면 손은 봉지로, 그러다 보니 아내가 내게 주었던 봉지에서 호도과자를 하나 꺼내서 먹는다. 그런데 내가 손을 넣으니 없다. 나는 그만 속으로 화들짝 놀란다.
무심코 손이 왔다갔다 하다가 그만 다 먹었더라면 아내 손이 들어왔을 때 빈 봉지였으면 얼마나 어이 없었을까 해서다.
내가 뭐라 물으니, 아내 왈, 무심코 손이 봉지에 들어갔단다.
그렇게 우리는 무심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호남선 어딘가에 들어섰을 때에야 나는 읽던 책을 손에서 놓았다. 그리고는 글쓴이에들에게 감사했다. 그들은 공동저자다.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았으나 그들의 발상이 참 신선해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은 그건 아내가 읽던 책을 내가 중간에서 가로채 읽은 거다. 아마도 아내는 지금 올라가는 차 안에서 자다가 깨면 읽을 거다. 어젯밤에 거의 자지를 못했으니 잠이 우선일 거다.
오늘 차례상 차리기는 마음이 참 편했다. 아내가 고생을 여러 해 하다 보니 이제는 이력이 붙었나 보다. 제일 어려운 생선을 참하게도 구워냈다.
인생사 모두 세월이 말해 주는 것일까?
떠나는 버스에서 손을 흔드는 아내, 딸, 아들. 그들은 내 분신이다. 딸아이는 내 엉치뼈를 만지다가 뼈밖에 없다고 걱정이다. 하기는 요새 내가 3키로그램이나 빠지기는 했다. 그런데 그게 뭐 대수냐?
아내야, 딸아, 아이야. 사랑해에에에에에ㅔ.
35 36 좌석에 앉아 가는 길이야 어찌 됐든 기사에게 맡기고 둘 다 책에 빠졌다. 아내는 동화집, <수지아줌마 오줌싸다>, 나는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아내는 시간이 조금 지나자 졸리는 모양, 그냥 잔다. 나는 읽던 책에 빠져 차가 어느 길로 가는지도 관심이 없다. 어둑해지자 기사님 왈,
15분 쉬어 가잔다. 휴게소 이름도 잊었다. 어디쯤일까 하고는 아이폰을 켰더니 아직 경부선이다. 회덕교차로가 저 아래다.
내려서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호도과자를 작은 걸로 한 봉지 사 들고 다시 차를 찾아 올라 하나둘 먹는데 아내가 몇 개를 집어 먹고는 내게 다 맡기고 만다. 나는 책에 빠져 그저 손이 자동으로 왔다갔다 한다. 입이 비면 손은 봉지로, 그러다 보니 아내가 내게 주었던 봉지에서 호도과자를 하나 꺼내서 먹는다. 그런데 내가 손을 넣으니 없다. 나는 그만 속으로 화들짝 놀란다.
무심코 손이 왔다갔다 하다가 그만 다 먹었더라면 아내 손이 들어왔을 때 빈 봉지였으면 얼마나 어이 없었을까 해서다.
내가 뭐라 물으니, 아내 왈, 무심코 손이 봉지에 들어갔단다.
그렇게 우리는 무심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호남선 어딘가에 들어섰을 때에야 나는 읽던 책을 손에서 놓았다. 그리고는 글쓴이에들에게 감사했다. 그들은 공동저자다.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았으나 그들의 발상이 참 신선해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은 그건 아내가 읽던 책을 내가 중간에서 가로채 읽은 거다. 아마도 아내는 지금 올라가는 차 안에서 자다가 깨면 읽을 거다. 어젯밤에 거의 자지를 못했으니 잠이 우선일 거다.
오늘 차례상 차리기는 마음이 참 편했다. 아내가 고생을 여러 해 하다 보니 이제는 이력이 붙었나 보다. 제일 어려운 생선을 참하게도 구워냈다.
인생사 모두 세월이 말해 주는 것일까?
떠나는 버스에서 손을 흔드는 아내, 딸, 아들. 그들은 내 분신이다. 딸아이는 내 엉치뼈를 만지다가 뼈밖에 없다고 걱정이다. 하기는 요새 내가 3키로그램이나 빠지기는 했다. 그런데 그게 뭐 대수냐?
아내야, 딸아, 아이야. 사랑해에에에에에ㅔ.

가슴이 아릿하고 뭉클하네요.
어쩐지 당신이 외로움을 이기려고 애를 쓰시는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