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이도 낯짝이 있다라는 말이 실감난다.
지난 달 말부터 9월 한 달 매주 서울엘 가야만 했다. 뭔 일이 그렇게도 많았는지 원.
아버지께 면목이 없이 그냥 친구 만나러 간다고, 저녁에 못 올지도 모른다고, 그러고 나섰다.
마음 속으로 참 죄송하다. 아버지는 그냥 순천에서 오냐 그러신다. 나도 그냥 예하고 만다.
밥이 없으니 국수를 삶는다. 그냥그냥 먹는 국순데, 우리밀로 만든 국수라서 마음 놓고 먹는다.
먹을만하다.
장성행 버스가 많아졌다. 그런데 장성터미널에 오니 혼란스럽다. 내려오는 차편이, 센트럴에서는 능주행으로 두 편이 늘어났다고 되어 있어 장성행이 하루 다섯 번인데, 장성에 오니 옛날 그대로다. 인터넷을 뒤져봐야겠다.
요금도 200원이나 내렸다.
능주행과 함평행이 10분 차이라서 탄천에서 만났다. 기사님 왈,
장성분 함평행으로 갈아타시면 안 되겠냔다.
그래서 우리 장성행 두 사람은 함평행으로 갈아타고 10분이나 먼저 왔다. 기사님도 예부터 잘 알아 반갑게 인사하던 분이셨다.
이번에는 아내가 참 편하게 해줘서 고맙다. 그 작은 체구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아프지 않은 것만도 참 고맙다. 그런데 거기다 옛일을 얘기하면서 나더러 천사란다. 앞으론 화도 못내겠다. 천사가 화를 내서는 안 되니까 말이다. 이제는 화나려고 하면 나는 천사야 마음속으로 그래야겠다. 그리고 아무리 짜증이 나도 그냥 웃자. 그럼 마음 편하겠지. 내가 마음 편하면 아내도, 딸도, 아들도 맴이 편하겠지.
오늘 주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셨나 보다. 하느님께 감사. 감사, 또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