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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례헌

드디어 10차 승거다. 6월 16일이 시작이니까 만 4개월이 지난 거다. 130일만이니까 서른 날은 쉰 거다. 아마 그건 서울 나들이한 날들일 것이다. 비가 와서 쉬는 날은 없었으니까 말이다. 참 열심히도 굴렸다. 주행로를 시시각각으로 바꾸고 그동안 변화도 많았다. 슬슬이를 타는 나를 이상한 눈으로 보시는 이들도 있었고, 신기해 하시는 할아버지도 계셨고, 서로 인사를 나누며 반가와하는 이들도 있었고, 먼저 인사를 해 오는 이도 있었고, 내가 하는 인사를 즐겁게 받아주시는 분도 있었고, 인사를 해도 묵묵부답 무뚝뚝한 분도 있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반가운 건 그 여름에 나를 반겨주었던 하얀 두루미들이다. 여름이 가니 들에는 자취도 없고 가끔 황룡강에서나 볼 수가 있다. 그 강에는 야생오리들이 항상 헤엄치고 있어 반갑다. 그들은 아마 겨울에도 있을 거다.

하얀 억새는 늘 싱그러운 바람을 안고 왔고, 들에 파랗던 벼들은 이제 모두 추수를 해 버리고 지푸라기만 남았다. 한 해 농사를 시작하는 때부터 수확기까지 슬슬이를 탄 거다. 덕분에 허벅지가 단단하다. 처음엔 아침에 일어나면 만질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왔다. 그게 아마 두 달 이상 계속되었을 거다. 그런데 어느날인지도 모르게 슬그머니 그 아픔은 사라져 있었다. 슬슬이 타는 솜씨도 늘어서 이제는 한 손으로 잡고 가면서 얼굴 가려운 데를 긁을 수도 있다. 속도를 낼 수도 있고 천천히 갈 수도 있다. 아마 더 세월이 가면 서동의 그 아이들이 놀렸던 대로 손을 놓고 탈 수도 있으리라.

 

들은 내게 푸르름과 소똥 냄새를 안겨 주었고, 마을은 어디를 가나 우사에서 나는 냄새로 예전 마을이 아니었다. 그걸 한동안 피해 다니느라고 주행로를 바꾸기를 여러 번. 그런데도 아직도 두세 군데를 지날 때는 그 역겨운 냄새를 맡아야 한다. 피할 길이 없다. 곳곳에 우사가 있으니 말이다. 한우고기가 수입고기와 다른 게 뭘까? 예전의, 방목하고 꼴을 베어다 먹이던 시절의 한우는 없다. 거의 모두가 사료를 먹이는 우사안에 갇혀 있으니 한우라고 별다를 리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검사를 안 하는 한우가 더 위험 요소를 많이 안고 있는 것은 아닐까? 농부들은 검사를 하자고 하고, 농림수산부(?)는 안 된다고 하고, 이거 지구상의 나라 중 이런 곳이 또 있을까?

 

즐거운 주행 100일이었다. 내 가족은 항상 걱정이었다지만, 나는 그래서 조심 조심 또 조심. 글자 셋을 보고 읽어 보라고 하더니, 우리 야생화 두목님 왈, '불조심'. 내가 요즈음은 글자 셋을 보면 '길조심' 하고 읽고는 씩 웃는다. 하기는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가족도 걱정이 줄어들고. 가을은 쓸쓸하다.

 

실내가 추워서 모처럼 벽난로를 지폈다. 아버지께서 따뜻하다고 좋아하신다.

<새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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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

2009.10.27
16:53:58
(*.35.105.37)

승거 100차 축하드립니다.

자전거 타는 기술도 늘고, 무엇보다

많이 야무져지셨다니 또 축하드립니다.

그래도 조심 또 조심하세요.

진우

2009.10.28
22:42:17
(*.35.105.37)

조심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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