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슬슬이 타기를 주저할 정도다. 그래도 어쩌겠나? 차도 없고 걸어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택시 부르기는 싫고, 장성 그들이 웬만큼 불친절해야지 참지. 그제도 그랬다. 내가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안녕하세요?' 그랬다. 기사란 친구 일언반구 대답도 없다. 눈으로 어디 가냐고 미터기만 누를 준비다. 세상에 이게 서비스업을 하는 이의 자세인가? 그렇다고 뭐라고 할 수나 있나/ 참 한심하다. 그가 나를 위해서 존재하는 건가, 아니면 내가 그를 위해서 존재하는 건가?
그래서 슬슬이로 가기로 하고는, 단단히 준비를 했다. 내꼴을 한번 써 보자.
펜티와 런닝샤쓰는 기본이고, 그 위에 내복을 입고, 또 슬슬이복을 위아래로 입고, 그것도 모자라 위에는 니콘의 잠퍼를 입고, 머리에는 슬슬이복의 머리덮개를 덥고 그 위에 헬멧을 쓰고, 얼굴가리개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끼고, 그게 내 복장이다.
처음에는 그래도 무릎이 시리더니 한참을 가니 땀이 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40분 주행. 필암에 도착. 공부 마치고 또 되돌아오는데 이제는 날씨가 조금 풀려 덥다. 오는 길에 황룡강에 재두루미가 앉아 있어 찰칵하렸더니 그 녀석이 저 잡으려는 줄 알고는 금방 날아오른다. 그래도 찰칵은 했는데 그만 저장을 아니하고 말았다. 그래서 사진이 없다.
집에 오니 땀투성이다. 자전거와 전립선 염증이 관계가 깊다고 해서 걱정이었는데 내 슬슬이를 보니 이미 그 대비가 되어 있는 작품(?)이었다. 그동안 내가 마음이 없어 보이지를 않았을 뿐이다.
그래도 사진은 한 장 올려야 구색이 맞겠지요?
<실화상봉수>

읽으면서 혼자 소리내서 웃었네요.
담 주부터는 차로 다닐 수 있으니 우선
조심, 또 조심해서 다니세요.